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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기술

변조와 암호화는 무엇이 다를까? 군 통신의 신호·오류·보안 이해하기

by 전쟁과 기술 2026. 10. 16.

무선 장비가 신호를 받았는데 화면에는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는다. 신호가 약해서 데이터를 복원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복원한 자료에서 오류가 발견되었을 수도 있다. 보호된 메시지를 해석할 조건이 맞지 않거나 인증 검사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자료로 판정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겉으로는 모두 ‘수신이 안 된다’고 말하지만 확인할 단계는 다르다.

이번 글은 군 통신에서 함께 등장하는 변조·오류정정·암호화의 역할을 구분한다. 서로 관련된 기능이지만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은 아니다. 특정 장비의 장애 진단 절차나 군용 암호 규격 대신 공개된 일반 통신·보안 원리로 설명한다. 아래의 비트열과 상황은 이해를 위한 가상 예시다.

한줄 요약
변조는 데이터를 신호로 표현하고, 오류정정은 전송 중 생긴 오류를 일정한 범위에서 복구한다. 암호화는 내용을 보호하며, 무단 변경·위조 여부를 확인하는 암호학적 인증도 구분해 보아야 한다. 신호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데이터 복원과 보안 검증까지 모두 끝났다고 판단할 수 없다.

먼저 0과 1을 전파에 실을 표현이 필요하다

정보체계가 만든 위치 보고는 장비 안에서 디지털 데이터로 처리된다. 안테나가 그 숫자를 문서처럼 내보내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달하려면 송신 신호의 변화에 정보를 담아야 한다. 그 표현을 만드는 일이 변조다.

전파의 진폭이나 위상, 주파수 등을 이용해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 QPSK는 네 가지 위상 상태를 이용해 심벌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디지털 변조 방식이다. 수신기는 받은 신호에서 어느 상태가 전송되었는지 추정해 데이터를 복원한다. 잡음과 신호의 왜곡, 시간·주파수 기준의 오차가 있으면 이 판단이 어려워진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비트를 표현하도록 상태 수를 늘릴 수 있지만, 상태들을 구분할 수 있는 신호 품질도 필요하다. 이름 뒤의 숫자가 큰 변조가 언제나 장거리나 약한 신호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속도와 신뢰성을 어떤 조건에서 확보할지의 문제로 읽어야 한다.

통신 실험실에서 신호발생기와 측정 장비를 연결해 전파 신호를 확인하는 모습

 

전송 차례를 정하는 기술과 신호 표현은 다른 단계다

앞선 TDMA 글은 여러 참여자에게 언제 송신할 기회를 줄지 다루었다. 변조는 그 기회에 어떤 신호로 데이터를 실을지의 문제다. 따라서 ‘TDMA를 쓰니 변조도 TDMA다’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 한 통신 방식 안에서 접속 규칙과 변조가 함께 구성된다.

군용 파형이라는 말에는 변조 외에도 오류정정, 시간 관리와 무선 자원 접근 등의 규칙이 포함될 수 있다. 파형 이름 하나를 변조 이름 하나와 바꾸어 읽으면 장비의 기능을 오해할 수 있다. 한 무전기가 여러 파형을 지원한다는 설명도 각각 어떤 기능과 호환 범위를 갖는지 살펴야 의미가 분명해진다.

이 글에서는 군별 변조 목록을 늘어놓기보다 각 기능의 역할을 먼저 나눈다. 그래야 앞으로 특정 링크나 무전기의 공개 규격을 보았을 때 서로 다른 종류의 항목을 같은 성능 순서로 비교하지 않을 수 있다.

오류를 발견하는 것과 고치는 것도 구분한다

잡음이 있는 무선 구간을 지나면 0과 1의 일부를 잘못 판단할 수 있다. 오류 검출은 받은 자료가 전송 과정에서 달라졌을 가능성을 찾아낸다. CRC(Cyclic Redundancy Check)는 통신 프레임에서 이런 오류를 검출하는 데 널리 쓰인다. 검사에 실패했다는 결과가 원래 비트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오류정정은 여분의 관계 정보를 함께 보내 수신 측이 일정한 오류를 복구할 수 있도록 한다. FEC(Forward Error Correction)는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하지 않고도 오류를 바로잡도록 하는 접근이다. 부호의 종류와 조건에 따라 복구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므로, 오류가 아무리 많아도 되살릴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설명용으로 비트 1을 111로, 0을 000으로 세 번씩 반복해 보낸다고 하자. 111이 101로 바뀌면 다수결로 1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비트가 바뀌어 001이 되면 잘못 판단한다. 실제 군용 오류정정 방식이 이 단순 반복이라는 뜻은 아니다. 추가 정보를 보내 복구 가능성을 얻는 대신 자원도 더 사용한다는 관계를 보여주는 예다.

오류정정을 강하게 한다고 사용자 데이터의 전송량이 공짜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시간에 보낼 수 있는 비트 중 일부를 복구 정보에 사용한다. 다만 수신 성공률이 높아져 재전송이 줄어들면 실제로 전달되는 유용한 데이터가 늘 수 있다. 무선 전송률과 유효 처리량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송신 데이터와 수신 후 복원한 비트열을 비교하는 통신 엔지니어

잘 복원한 데이터도 누구나 읽게 두어서는 곤란하다

변조와 오류정정의 목적만으로는 정보의 비밀을 보호할 수 없다. 수신에 필요한 조건을 갖춘 다른 장비도 신호에서 데이터를 복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조 방식이 복잡하거나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암호화의 대체 수단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암호화는 키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내용을 보호하는 기능이다. 송신 측에서 만든 암호문을 권한 있는 수신 측이 필요한 키와 조건에 따라 복호화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 이름뿐 아니라 키의 생성·배포·보관·교체와 접근 통제다. 강한 알고리즘을 사용해도 키가 잘못 관리되면 기대한 보호를 얻기 어렵다.

암호화가 무선 신호 자체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내용을 해독하기 어렵게 보호하는 일과 송신의 존재를 숨기는 일은 별개의 목표다. 암호화된 메시지도 전달할 신호가 필요하므로 통신 경로가 끊기면 수신할 수 없다. 암호의 강도와 통신이 유지되는 능력을 같은 것으로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내용 보호와 위조 확인에는 서로 다른 질문이 있다

받은 내용을 다른 사람이 읽지 못하도록 하는 기밀성과, 그 내용이 승인되지 않은 방식으로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무결성은 다르다. 또 자료가 주장하는 출처에서 생성되었는지 확인하는 인증의 목적도 있다. 암호화라는 말 하나로 이 요구가 모두 충족되었다고 가정할 수 없다.

NIST는 내용 보호와 인증을 함께 제공하는 인증 암호의 구조를 설명한다. 이는 기술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필요한 보안 성질을 확인해야 한다는 예다. 이 글에서 설명한 일반 원리가 특정 군용 장비에서 어떤 알고리즘과 모드로 구현되었다고 추정하지는 않는다.

CRC를 통과했다고 악의적인 조작까지 검증된 것도 아니다. 비암호학적 오류 검출은 우발적 손상을 다루는 목적이고, 암호학적 인증은 권한 없는 변경을 탐지할 근거를 제공한다. 두 검사의 역할을 나누어 보아야 ‘데이터가 정상’이라는 표시가 무엇을 확인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기능 해결하려는 문제 그 기능만으로 보장하지 않는 것
변조·복조 데이터를 신호로 표현하고 다시 추정 내용의 기밀성과 송신자 인증
오류 검출·정정 전송 중 생긴 우발적 손상 발견·일부 복구 악의적인 변경에 대한 암호학적 검증
암호화 권한 없는 내용 열람 방지 통신 경로 유지와 모든 인증 성질
암호학적 인증 보호 범위의 변경·출처에 대한 검증 관측값의 사실성이나 업무상 최신성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의 여러 기능이 맞물린다

설명을 위해 내용 보호를 적용한 데이터를 오류정정 부호로 만들고, 변조해 송신하는 구성을 생각할 수 있다. 수신 측에서는 신호를 복조하고 오류를 처리한 뒤 보호된 내용을 검증·복원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이것은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단순화이며 모든 장비의 처리 순서가 같다는 뜻은 아니다. 계층과 프로토콜에 따라 보호하는 범위와 배치가 달라진다.

따라서 같은 ‘수신 실패’라도 확인해야 할 근거가 다르다. 신호 검출 여부, 복조 결과, 오류 검출·정정 상태, 보안 검증 결과를 구별하면 어느 단계까지 확인되었는지 좁힐 수 있다. 이 설명은 운용 중인 특정 체계의 설정을 바꾸라는 지침이 아니라, 기능을 나누어 이해하는 방법이다.

보안 검증에 성공한 자료라도 오래된 보고인지 확인하는 일은 남는다. 예전에 유효했던 메시지를 다시 보낸 것을 새 요청처럼 받아들이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재전송 공격을 막는 기능과, 관측 시각이 오래된 정보를 표시하는 업무 규칙도 목적이 다르다. 기밀성·인증·최신성은 각각 어떤 근거로 확인하는지 살펴야 한다.

함정 통신실에서 인증 상태가 표시된 통신 단말을 확인하는 운용자

짧은 생각
군 정보통신에서 ‘암호가 걸려 있으니 안전하다’거나 ‘신호가 들어오니 통신은 정상이다’라는 말만으로는 판단 근거가 부족하다. 정보를 신호로 옮기는 일, 손상에서 복구하는 일, 권한 없는 열람과 변경을 막는 일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운용 화면도 각 기능이 확인한 범위를 구분해 보여줄 때 더 쓸모가 있다. 군을 전역한 이후 더 느끼는 것이지만 Embedded Tech의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 군을 강점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임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된다. 현대의 군대는 돌팔매로 싸우는게 아니지않은가? 

변조·오류정정·암호화는 군 정보통신과 깊이 관련되어 있지만 맡는 역할은 다르다. 전파로 보낼 수 있는 것, 전송 오류를 복구할 수 있는 것, 내용을 보호하고 검증할 수 있는 것을 나누면 통신 장비의 규격도 더 정확히 읽을 수 있다.

다음에는 내용을 보호하는 것과 통신 경로를 유지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려 한다. 신호가 간섭을 받는 환경에서 통신을 지속하려는 기술과 보안 기능을 구분하면, 군용 파형을 평가하는 기준도 더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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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