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A의 레이더에 항공기 한 대가 나타났다. 조금 떨어진 함정 B에서는 아직 같은 항공기를 탐지하지 못했다. A의 운용자가 무전으로 방향과 거리를 알려주면 B도 그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항공기는 보고가 끝나는 동안에도 계속 움직이고, 다른 표적의 보고까지 들어오면 어느 정보가 어느 대상인지 다시 맞춰야 한다.
앞선 위성 관제 글에서는 데이터를 보낸 시점과 실제 처리 결과를 구분하고, 동작의 순서와 조건을 확인하였다. 군사 정보체계에서도 전달된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사용할지가 중요하다. 이번에는 한 센서가 얻은 정보를 여러 함정과 항공기가 함께 사용하는 전술데이터링크의 역할을 살펴본다. 함정 A·B의 상황과 메시지 항목은 설명용 가상 사례다.
전술데이터링크는 군사 플랫폼 사이에서 정해진 형식의 전술정보를 교환하도록 돕는 통신 수단이다. 다른 센서가 얻은 항적을 함께 활용할 수 있지만, 수신한 정보의 시각과 출처, 식별 판단까지 이해해야 상황인식에 도움이 된다.
한 함정의 레이더가 보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센서는 설치된 위치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함정과 항공기는 서로 다른 높이와 방향에서 관측하므로 같은 순간에도 얻는 정보가 다를 수 있다. 모든 플랫폼이 모든 대상을 직접 탐지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정보 공유의 출발점이다.
B가 A의 보고를 받으면 자신의 센서에 아직 나타나지 않은 대상에 대해서도 참고할 정보를 얻는다. 직접 탐지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다른 플랫폼이 보고한 정보가 있다는 사실을 함께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화면에 표시된 대상이 내 센서에서 나온 것인지 외부 보고에서 온 것인지 알아야 표시의 의미를 읽을 수 있다.
공유가 이루어져도 B의 레이더 탐지 능력이 물리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외부 정보를 이용해 관심을 둘 방향을 정하거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직접 관측과 같은 품질이라고 곧바로 가정할 수는 없다. 공유 정보의 활용 범위는 센서와 체계의 설계, 정보 품질, 운용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음성 보고에는 사람이 이어주는 단계가 있다
무전으로 위치를 보고하면 듣는 사람이 내용을 이해하고, 필요하면 기록하거나 상황도에 반영한다. 음성은 짧은 설명이나 예외 상황을 전달하는 데 유용하다. 숫자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황을 덧붙이고 상대가 이해했는지 되물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러 대상의 위치가 계속 바뀌면 보고할 양이 늘어난다. 듣는 사람은 관측 시각, 대상 식별과 위치 기준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어떤 대상의 새 위치인지 놓치면 다른 항적에 반영할 수 있고, 늦게 도착한 보고를 현재 위치처럼 표시할 수도 있다. 이 부담을 줄이려면 사람이 말하고 다시 입력하던 정보 일부를 체계가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전술데이터링크(Tactical Data Link, TDL)는 이런 요구에 쓰이는 통신 수단이다. 체계가 해석할 수 있도록 정한 메시지로 전술정보를 교환한다. Link 16처럼 이름이 붙은 링크는 특정 규칙과 기능을 갖춘 방식이며, 전술데이터링크 전체와 같은 뜻은 아니다. 링크에 따라 전달할 수 있는 정보와 통신 구조가 다르다.
NATO의 공개 MIDS(Multifunctional Information Distribution System, 다기능 정보 분배 체계)설명은 Link 16을 통해 항공기 위치·속도·진행 방향 같은 상황정보를 교환하는 기능을 소개한다. 여기서 볼 점은 사람이 자유롭게 설명하던 내용을 수신 체계가 처리할 정보로 구성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져도 음성 통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두 수단은 맡을 정보와 상황에 따라 함께 사용된다.
숫자를 보낼 때에는 그 숫자의 뜻도 약속한다
‘표적이 북쪽으로 이동 중’이라는 문장에는 듣는 사람이 해석할 여지가 있다. 체계가 위치와 속도를 받아 계산하려면 좌표 기준과 단위, 그 값을 얻은 시각을 알고 있어야 한다. 대상의 식별 정보도 어떤 범위에서 유일한지 정해야 새 보고를 기존 항적과 연결할 수 있다.
항적은 한 번 관측한 점을 넘어, 특정 대상으로 관리하면서 시간에 따른 위치와 관련 속성을 이어놓은 정보다. 전술정보를 공유할 때에는 이런 항적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 다만 모든 링크 메시지가 같은 항목을 담거나 센서의 원자료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아래 표는 이해를 위한 개념 비교이며 특정 링크의 메시지 명세가 아니다.
| 확인할 내용 | 음성 보고에서 필요한 확인 | 데이터 교환에서 필요한 약속 |
|---|---|---|
| 어느 대상인가 | 말로 부른 대상과 상황도의 항적 대조 | 식별 정보의 범위와 기존 항적에 연결하는 규칙 |
| 어디에 있는가 | 보고한 방향·거리나 좌표의 기준 확인 | 좌표 표현, 기준과 단위의 일치 |
| 언제의 정보인가 | 관측 시각과 보고 시각 구분 | 관련 시각의 의미와 갱신 지연 처리 |
| 누가 보고했는가 | 보고 플랫폼과 판단 근거 확인 | 출처 정보의 해석과 전달 경로 관리 |
이 약속이 갖춰지면 수신 체계는 데이터를 읽고 표시하는 일을 자동화할 수 있다. 그러나 메시지 형식을 읽었다는 것과 그 내용을 올바른 대상에 연결했다는 것은 다시 구별해야 한다. 같은 항공기를 A와 B가 각각 추적했다면 보고 두 개를 한 대상으로 볼지, 서로 다른 대상으로 볼지 판단하는 과정이 남는다.

공통 상황도는 같은 그림을 복사하는 일이 아니다
여러 플랫폼이 정보를 공유해도 화면이 항상 똑같을 필요는 없다. 각 체계에는 자기 센서로 얻은 정보가 있고, 표시할 영역과 임무상 관심 대상도 다를 수 있다. 수신하는 정보의 범위와 시점도 같지 않을 수 있다. 공통 상황인식의 목적은 모든 화면의 색과 배치를 같게 만드는 데 있지 않다. 함께 사용하는 주요 정보의 의미를 맞추는 데 있다.
외부 항적과 자체 항적을 하나로 묶는 과정에서는 출처를 잃지 않아야 한다. 같은 원천 보고가 여러 경로를 거쳐 도착했는데 서로 독립된 관측으로 받아들이면, 확인 근거가 실제보다 많아 보일 수 있다. 반대로 한 대상을 중복 항적으로 남기면 상황도에서 대상 수가 늘어날 수 있다. 이전에 살펴본 좌표·시각 정합과 센서 융합의 문제가 정보 공유 뒤에도 이어지는 것이다.
‘적’, ‘아군’, ‘미상’ 같은 식별 판단을 위치와 혼동해서도 안 된다.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와 그 대상을 어떻게 분류했는지는 다른 정보다. 미상은 자동으로 적이라는 뜻이 아니며, 한 플랫폼의 식별 판단을 다른 체계가 어떤 근거와 권한으로 반영할지도 운용 규칙에 따라 정한다. 군에서 자주 쓰이는 COP이라는 것도 사실은 지금까지의 이해를 달리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점은 군 장교들이 깨닫길 바라지만..)
통신 연결 표시만으로 연동을 확인할 수 없는 이유
장비끼리 연결되어 데이터가 도착하는 것은 연동의 한 단계다. 수신 프로그램이 메시지를 지원하는지, 필드의 의미를 맞게 해석하는지, 필요한 정보가 화면과 업무 처리에 반영되는지까지 이어서 확인해야 한다. 통신 단말이 맞아도 응용 기능이나 적용 규칙이 다르면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NATO 연합군변혁사령부(ACT, Allied Command Transformation)의 CWIX(Coalition Warrior Interoperability eXercise, 다국적 전술상호운용성 시험평가훈련)2026 소개도 데이터의 송신 성공과 상대가 그 정보를 이해해 활용하는 상호운용성을 구별한다. 상호운용성은 체계들이 정보를 주고받고 함께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ACT의 설명은 기술뿐 아니라 절차와 사람이 사용하는 공통 언어도 함께 맞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동 시험에서는 설명용 항적 하나를 보내고, 수신 측에서 어느 대상에 연결됐는지와 어떤 시각으로 표시됐는지를 대조할 수 있다. 이어 갱신이 멈췄을 때 오래된 정보가 어떻게 남는지, 지원하지 않는 값이 들어오면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확인한다. 이는 특정 링크의 공식 시험 절차가 아니라, 전달과 활용 사이를 검토하기 위한 일반적인 설계 관점이다.
서로 다른 통신망을 이어주는 게이트웨이는 필요한 연결을 돕는다. 미 해군 항공체계사령부(NAVAIR)의 MANGL 소개에도 호환되지 않는 여러 네트워크를 공통 인터페이스로 연결하는 기능이 나온다. 그렇다고 중간 장비를 하나 두면 모든 정보가 손실 없이 같은 의미로 바뀐다고 가정할 수는 없다. 변환하는 항목과 지원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군 정보통신을 이해할 때 연결된 장비의 수만으로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운용자에게 필요한 것은 보고가 들어왔다는 표시와 함께, 그 정보가 어디에서 왔고 언제의 상태이며 어떤 판단에 사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근거다. 전술데이터링크의 가치는 연결을 실제로 쓸 수 있는 상황정보로 이어갈 때 드러난다. 전술데이터링크를 단순한 정보체계간 네트워크로 치부할 수는 없다. 작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치있는 정보를 신속하게 전송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해군 정보통신장교로서 군사정보체계를 운용해보고 전술데이터링크 운용에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으로서 앞으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군사적 목적의 기술(Technologies)을 전달한다는데 일종의 흥분감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술데이터링크는 각 플랫폼이 얻은 전술정보를 정해진 방식으로 교환하도록 돕는다. 그 위에서 체계는 받은 정보를 처리하고 운용자는 상황을 판단한다. 탐지, 전달, 정보의 해석과 활용을 나누어 보면 링크가 맡는 역할과 나머지 체계가 맡아야 할 역할도 분명해진다.
다음 편에서는 링크의 종류를 비교하기 전에 한 단계 더 들어간다. 여러 함정과 항공기가 같은 통신 자원을 사용할 때, 각자의 데이터를 어떻게 나누어 보낼 수 있을까. 말이 한꺼번에 겹치지 않게 차례를 정하듯 디지털 통신에서도 전송 기회를 조정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려 한다.
외부에서 받은 위치를 내 상황도에 함께 놓으려면 좌표와 시각의 기준을 맞춰야 한다. 같은 배가 두 곳에 보이는 사례를 다룬 글이 이번 정보 공유 원리의 바탕이 된다.
같은 배가 두 곳에 보인다면? 센서 융합 전에 좌표와 시간을 맞추는 이유
항구를 지나는 배 한 척을 두 관측소가 보고 있다. 두 곳에서 보낸 정보를 한 지도에 올렸더니 배가 두 척인 것처럼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한 척만 보이는데 화면의 점은 떨어져 있다. 어느 센서
info-meer.com
- NATO Information Assurance — MIDS-LVT: Link 16의 메시지 교환과 위치·속도·진행 방향 등 상황정보의 공개 설명.
- NATO ACT — CWIX 2026: 정보 송신과 실제 이해·활용을 구분하고 체계·인터페이스·절차를 시험하는 이유.
- NATO ACT — Federated Interoperability: 기술·절차·사람의 상호운용성.
- NAVAIR — MANGL: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해 상황인식을 지원하는 공개 사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 원리를 설명하였다. 함정 사례와 비교표는 설명용으로 구성했으며 특정 링크의 메시지 명세나 실제 작전 절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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