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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기술

여러 함정은 어떻게 차례를 정해 데이터를 보낼까? TDMA의 원리

by 전쟁과 기술 2026. 10. 15.

세 척의 함정이 같은 통신 자원을 이용해 서로의 항적 정보를 보내려 한다. 각 함정에는 전송할 데이터가 있다. 모두 필요한 순간에 송신을 시작하면 신호가 겹쳐 수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 데이터의 형식과 의미를 맞추는 것에 더해, 누가 언제 전송할지도 정해야 하는 이유다.

앞선 글에서는 한 함정이 얻은 표적 정보를 다른 함정과 항공기가 활용하는 전술데이터링크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그 정보를 실어 나를 전송 기회를 어떻게 나누는지 다룬다. 시간을 작은 구간으로 나누어 배정하는 TDMA가 중심이다. 아래의 함정과 시간표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가상 사례이며, 실제 군 통신망의 배정값이 아니다.

한줄 요약
TDMA는 여러 참여자가 시간을 나누어 통신 자원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약속한 시간 구간과 공통 시간 기준이 있어야 전송을 조정할 수 있으며, 전송 기회의 간격과 대기량은 정보 지연에 영향을 준다.

보낼 내용이 있어도 바로 송신할 수는 없다

같은 장소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하면 듣기 어려워진다. 무선통신에서도 같은 수신 자원에 겹치는 신호가 들어오면 원하는 데이터를 해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여러 장비가 통신 자원을 공유할 때에는 접근 규칙이 필요하다.

참여자를 주파수로 나눌 수도 있고, 시간을 나누거나 다른 구분 방식을 사용할 수도 있다. 시간에 따라 전송 기회를 나누는 방식이 시분할 다중접속, TDMA(Time Division Multiple Access)다. 여러 참여자가 하나의 통신 자원을 함께 이용하되 각자 허용된 시간 구간에 송신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술데이터링크가 모두 TDMA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미 해군 해상체계사령부(NAVSEA)의 공개 자료는 Link 16에서 미리 정한 시간 슬롯을 이용해 전술데이터를 교환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글에서는 이 사실을 출발점으로 삼되, Link 16의 세부 망 설계나 운용 설정 대신 공통 원리를 다룬다.

바다에서 서로 떨어져 항해하는 세 척의 함정

짧은 전송 기회가 모여 반복되는 시간표가 된다

시간을 나누어 만든 작은 구간을 시간 슬롯이라고 부른다. 슬롯 여러 개를 한 묶음으로 구성하고 그 묶음을 반복하면 참여자는 언제 자기 차례가 돌아오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시간 묶음을 프레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의 프레임은 통신 자원을 배정하는 시간 구조를 뜻한다.

가상의 단일 채널 망에서 1초를 네 구간으로 나누고, A 함정에 두 구간, B와 C 함정에 한 구간씩 배정했다고 하자. 아래 예시는 각 구간의 시작에 전송을 시작하며, 세 함정이 같은 시간표를 반복해 사용한다고 가정한다. 실제 슬롯 길이나 전송량을 나타내는 표는 아니다.

설명용 시간표: 1초마다 같은 네 구간이 반복되는 경우
프레임 안의 구간 송신 참여자 배정에서 읽을 수 있는 것
0.00초 이상 ~ 0.25초 미만 A 함정 A의 첫 번째 전송 기회
0.25초 이상 ~ 0.50초 미만 B 함정 B는 다음 프레임의 같은 구간에서 다시 송신
0.50초 이상 ~ 0.75초 미만 A 함정 A의 두 번째 전송 기회
0.75초 이상 ~ 1.00초 미만 C 함정 C는 다음 프레임의 같은 구간에서 다시 송신

이 시간표에서 A의 전송 시작 기회는 0.5초 간격이고, B와 C는 각각 1초 간격이다. 각 함정에 무조건 같은 수의 구간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송해야 할 정보와 요구 주기에 따라 배정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A가 더 자주 송신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함정의 화면이 반드시 0.5초마다 갱신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해진 차례는 송신을 허용하는 기회다. 그때 데이터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해당 구간에 실을 수 있는 양도 제한된다. 수신에 실패하거나 받은 뒤 처리에 시간이 걸리면 화면에 반영되는 간격은 달라진다.

같은 시간표를 가져도 시계가 다르면 차례가 겹친다

A는 자기 구간이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B는 이미 자기 구간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두 장비가 슬롯 경계를 서로 다르게 계산하기 때문이다. TDMA에서는 시간표와 함께 그 시간표를 읽는 기준도 맞춰야 한다. 시간 동기화는 참여 장비가 전송 구간의 경계를 정해진 정확도 안에서 함께 인식하도록 하는 일이다.

전파가 이동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멀리 있는 장비가 내보낸 신호는 가까운 장비의 신호와 도착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송신 장비의 시계만 같게 맞추는 것으로 모든 수신 지점에서 경계가 자동으로 맞는다고 가정할 수 없는 이유다. 거리에 따른 지연과 장비의 시간 오차를 어떻게 다룰지는 통신 방식의 설계에 포함된다.

NASA의 위성 TDMA 모의시험 자료는 거리 변화와 발진기 불안정 등이 전송 타이밍에 영향을 주며, 신호가 배정된 구간에 도착하도록 조정하는 문제를 다룬다. 이는 위성통신 사례이지만 시간 배정과 실제 신호 도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원리를 보여준다.

실제 방식에서는 신호 사이에 여유를 두는 보호 구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여유는 시간 오차 등을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순수한 사용자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든다. 필요한 여유의 크기는 체계마다 다르다. 앞의 가상 표는 이런 세부 구성을 생략해 전송 기회의 순서만 보여준 것이다.

통신 실험실에서 무선 장비의 펄스 신호와 시간 정렬을 확인하는 엔지니어

슬롯을 더 받으면 기다림이 모두 사라질까

새 데이터가 자기 차례 직후에 준비되면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앞의 단순한 예에서 A는 다음 시작 시점까지 최대 약 0.5초, B와 C는 최대 약 1초를 기다릴 수 있다. 이 설명은 전송 대기열이 비어 있고 데이터가 다음 기회에 실릴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차례를 기다리는 부분만 본 것이다.

보낼 데이터가 한 구간에 담을 수 있는 양보다 많이 쌓이면 한 번의 차례로 모두 내보내지 못한다. 다음 기회에도 이전 데이터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때는 어떤 정보를 먼저 보낼지, 오래된 자료를 계속 보낼 가치가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항적의 현재 위치를 전달하는 자료와 누락 없이 보존해야 할 기록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지 않을 수 있다.

슬롯의 개수만큼 배치도 중요하다. 1초 안에 두 번 보낼 수 있어도 두 기회가 한쪽에 몰려 있으면 그 뒤의 기다림은 길어진다. 반대로 고르게 배치하면 기회 사이의 긴 공백을 줄일 수 있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전송량과 갱신 간격을 함께 설계해야 하는 대목이다.

센서가 관측한 때부터 상대 화면에 나타날 때까지는 여러 시간이 이어진다. 관측과 정보 생성, 송신 대기, 실제 전송, 수신 처리와 표시가 각각 일부를 차지한다. 슬롯 배정을 개선해도 관측 자체가 느리거나 오래된 데이터가 대기열에 남아 있으면 정보가 최신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

비어 있는 차례와 넘치는 차례를 함께 살핀다

미리 고정한 시간표는 전송 기회를 예측하기 쉽다. 그러나 어떤 참여자가 보낼 것이 없으면 그 구간을 비워둘 수 있다. 다른 참여자에게 데이터가 쌓였다고 해서 빈 구간을 임의로 가져다 쓸 수는 없다. 다른 장비도 그 변경을 알고 따라야 충돌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방식에 따라 필요할 때 전송 구간을 요청하거나 배정을 바꾸는 구조도 사용한다. 이 경우에는 요청과 승인, 변경 사실의 전달에도 통신 자원이 필요하다. 고정 배정과 동적 배정은 어느 하나가 언제나 우수한 관계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과 사용 효율을 어떤 조건에서 확보할지의 선택이다.

MathWorks가 Wireless Network Toolbox를 통해  제공하는 TDMA 기반 이동망 예제는 슬롯 배정과 전송 대기열을 구성하고, 처리량과 전달 성공 비율, 지연을 각각 살펴본다. 이처럼 보낸 데이터의 양과 상대에게 도착한 비율,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다른 지표다. 전송 횟수만 늘었다는 결과로 정보 공유의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함정 통신실에서 전송 기록과 데이터 대기 상태를 검토하는 운용자

짧은 생각
군 정보통신의 관점에서 시간 슬롯은 장비의 송신 차례인 동시에, 필요한 정보를 언제까지 전달할 것인가를 구체화하는 자원이다. 연결 상태가 정상이라는 표시 옆에 대기량과 갱신 지연을 함께 볼 수 있어야 운용자가 정보의 상태를 판단하기 쉽다. 망 설계와 작전상의 정보 요구가 만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AI가 발달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런 Embedded Tech의 속성까지 알 수 있는 현역 군인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이럴때 쓰는 말이 "알아야 면장을 하지!"가 아닐까 싶다.

TDMA는 여러 참여자가 통신 자원을 공유하도록 시간을 나눈다. 이 방식이 제 역할을 하려면 참여자들이 배정과 시간 기준을 함께 따라야 하고, 배정된 기회 안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전술정보가 빠르게 오간다는 설명 뒤에는 이런 자원 배분과 시간 관리가 놓여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원리를 바탕으로 Link 11, Link 16, Link 22를 비교하려 한다. 이름 뒤의 숫자만으로 성능 순서를 정하기보다, 각 링크가 전송을 조정하는 방식과 통신 환경에서 어떤 차이를 갖는지 살펴본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전송 차례를 나누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무엇을 함께 보내려는지 알아야 한다. 한 함정의 항적을 다른 플랫폼이 활용하는 전술데이터링크 첫 편과 연결해 읽을 수 있다.

 

전술데이터링크란 무엇일까? 한 함정의 표적 정보를 함께 쓰는 원리

함정 A의 레이더에 항공기 한 대가 나타났다. 조금 떨어진 함정 B에서는 아직 같은 항공기를 탐지하지 못했다. A의 운용자가 무전으로 방향과 거리를 알려주면 B도 그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다

info-meer.com

 

참고자료

공개 자료를 토대로 일반 원리를 설명하였다. 1초·네 구간의 시간표와 함정별 배정은 직접 구성한 가상 사례이며, 특정 전술데이터링크의 슬롯 길이·할당량·운용 절차를 뜻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