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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기술

Link 11·16·22는 무엇이 다를까? 번호보다 역할로 보는 전술데이터링크

by 전쟁과 기술 2026. 10. 15.

함정 두 척이 서로 가까이 있을 때와 수평선 너머로 멀어졌을 때, 전술정보를 주고받는 조건은 달라진다. 같은 항적을 공유하려 해도 어느 통신 경로를 사용할지, 누가 전송 차례를 관리할지, 상대 체계가 어떤 메시지를 이해하는지 살펴야 한다. Link 11, Link 16, Link 22를 비교할 때에도 이 질문에서 출발하는 편이 낫다.

앞선 글에서는 TDMA가 전송 시간을 나누는 원리를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그 배경 위에서 세 전술데이터링크의 역할을 비교한다. 번호가 커질수록 앞의 모든 기능을 포함하는 제품 세대라고 생각하면 관계를 잘못 이해할 수 있다. 아래 비교는 공개 자료에 근거한 기본 구조이며 특정 국가의 실제 망 구성이나 모든 운용 모드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한줄 요약
Link 11·16·22는 전송 차례와 통신 환경, 정보 처리 구조를 함께 보아야 이해할 수 있다. Link 22는 Link 11의 한계를 개선해 대체하고 Link 16을 보완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실제 운용능력은 단말과 무선 경로, 전술정보체계의 통합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Link 11은 불러주는 차례에 보고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쉽다

Link 11의 대표적인 운용 방식인 롤콜(Roll Call)에서는 망 통제국이 참여자를 차례로 호출하고, 호출받은 참여자가 데이터를 전송한다. 사람이 매번 마이크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통신 절차가 송신 기회를 조정하는 것이다. Leonardo의 공개 Link 11 장비 자료와 SISO(Simulation Interoperability Standard Organization, 시뮬레이션 상호운용성 표준기구)의 Link 11 모의 표준에서 이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방식에서 전체 정보 갱신을 이해하려면 자기 보고를 한 번 보내는 시간만 볼 수는 없다. 다른 참여자의 차례와 통제 절차도 한 바퀴의 시간에 영향을 준다. 참여자가 늘거나 전송할 자료가 많아지면 어떤 정보가 언제 다시 전달되는지 살펴야 한다. 이는 앞서 다룬 전송 기회와 갱신 지연의 문제와 연결된다.

Link 11은 HF와 UHF 무선 구간을 활용할 수 있다. HF는 단파, UHF는 극초단파를 뜻한다. 두 대역은 전파가 전달되는 조건이 다르므로 같은 링크 이름이라도 사용하는 무선 경로에 따라 도달 범위와 품질이 달라진다. Link 11의 모든 운용이 롤콜 하나로만 이루어진다고 일반화하지도 않아야 한다.

해상에서 항해하는 함정과 멀리 떨어진 함정·항공기

Link 16은 시간 배정과 직접 무선 경로를 함께 본다

Link 16은 앞선 글에서 살펴본 시간 슬롯 기반 교환의 대표 사례다. 공개된 미 해군 해상체계사령부 자료는 참여자가 미리 정한 슬롯을 이용해 전술정보를 교환하는 구조를 설명한다. 전송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통제국이 개별 호출하는 롤콜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기본적인 직접 무선 구간은 가시선, LOS(Line of Sight) 조건을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때 가시선은 사람이 육안으로 함정을 볼 수 있느냐만을 뜻하지 않는다. 안테나 높이와 지형, 전파 전파 조건이 영향을 준다. 항공기와 함정 사이의 직접 경로와 함정끼리의 직접 경로를 똑같은 거리 조건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Link 16 정보가 더 먼 곳으로 전달되는 확장 구조도 있다. 그러나 직접 무선 구간의 특성과, 중계나 다른 전송망을 거친 정보 전달을 나누어 읽어야 한다. 멀리 있는 지휘소에서 같은 정보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원래 무선 단말의 직접 도달 범위가 늘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Link 22는 Link 16을 없애기 위해 등장한 것이 아니다

NILE 사업관리실의 공개 고객 안내서는 Link 22의 목표를 Link 11의 대체와 Link 16의 보완으로 설명한다. 이 관계를 기억하면 세 링크를 단순한 신형·구형 순서로 놓는 오해를 줄일 수 있다. 개선되는 능력과 기존 링크가 맡는 역할을 함께 보는 것이다.

Link 22는 HF와 UHF를 활용하며 TDMA 기반으로 전송 기회를 조정한다. 공개 안내서에는 고정된 망 통제국을 두지 않는 구조와 혼잡 관리를 위한 동적 시간 배정이 설명되어 있다. 망의 시간 기준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전송을 조정할 중심국의 구조와 참여 장비가 시간을 맞추는 요구는 별개의 문제다.

HF를 이용하면 위성을 거치지 않는 가시선 밖 통신 경로를 구성할 수 있다. BLOS(Beyond Line of Sight)는 가시선 밖이라는 뜻이다. 다만 HF 경로의 품질은 전리층과 주파수 등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Link 22라는 이름만으로 언제나 일정한 거리와 속도를 보장한다고 설명할 수는 없다.

비교 관점 Link 11 Link 16 Link 22
대표적인 전송 조정 롤콜: 통제국의 호출에 응답 시간 슬롯 기반 TDMA TDMA와 동적 자원 배정
기본 무선 환경 HF·UHF 직접 무선 구간은 LOS 중심 HF·UHF, HF를 통한 BLOS 경로
비교할 때의 핵심 통제 절차와 전체 보고 주기 슬롯 배정과 직접·확장 경로 구분 Link 11 대체·Link 16 보완
공통 확인사항 지원 메시지와 체계 통합 지원 메시지와 체계 통합 지원 메시지와 체계 통합

같은 TDMA라도 같은 통신망이 되지는 않는다

Link 16과 Link 22에 모두 TDMA라는 말이 들어간다고 해서 두 단말이 곧바로 같은 망에서 교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나눈다는 공통 원리만으로 메시지 표현, 단말 처리, 무선 규격과 운용 규칙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컴퓨터 두 대가 모두 디지털 데이터를 처리한다고 해서 어떤 소프트웨어 파일이든 서로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과 비슷하다. 연결을 위해서는 양쪽이 이해하는 인터페이스와 절차가 필요하다. 기존 글에서 다룬 데이터 교환의 약속이 전술데이터링크에서도 이어진다.

속도 수치만으로 비교할 때에도 무엇의 속도인지 확인해야 한다. 무선 구간의 전송률, 오류 처리와 부가 정보를 제외한 유효 데이터량, 운용자가 받는 항적의 갱신 간격은 같은 지표가 아니다. 이 글에서 하나의 최고 속도로 순위를 매기지 않은 이유다. 서로 다른 조건의 수치를 나란히 놓으면 오히려 이해를 흐릴 수 있다.

함정 통신실에서 서로 다른 링크 장비의 구성을 검토하는 엔지니어

무전기를 추가하는 일과 전술정보를 활용하는 일 사이에는 통합이 있다

링크 기능을 갖춘 무선 장비를 설치해도 상황도가 자동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무선 신호를 처리하는 부분, 링크의 통신 절차, 보안 기능, 전술메시지를 생성하고 해석하는 처리기, 운용자 화면이 연결되어야 한다. 각 구성요소의 지원 범위를 확인해야 같은 항적 정보가 끝까지 전달된다.

NILE 공개 안내서도 Link 22 구성요소의 통합을 국가별 책임으로 구분하고 전술정보체계와 데이터링크 처리기의 역할을 설명한다. 공통 통신 기능을 도입하는 것과 각국의 전투체계에 적용하는 작업이 구별된다는 의미다. 어느 장비 하나의 구매만으로 모든 연동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상의 함정 A가 Link 16으로 받은 항적을 다른 링크를 통해 B에 전달한다고 하자. 중간 체계는 어떤 항목을 전달하고, 표현할 수 없는 값은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야 한다. 같은 원천 정보가 여러 경로로 돌아왔을 때 중복해서 새 관측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출처와 시간도 관리해야 한다. 이는 특정 전달 설정이 아니라 여러 링크를 연결할 때 확인할 일반적인 정보 처리 문제다.

비교표 뒤에는 실제 임무의 질문이 남는다

두 함정이 무엇을 공유해야 하는지부터 정하면 비교가 구체적으로 바뀐다. 짧은 항적 정보를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가. 직접 통신이 가능한 위치인가. 다른 부대와 공통으로 지원하는 링크가 무엇인가. 끊겼을 때 다른 경로를 이용할 수 있는가. 기술 이름은 이 요구를 확인한 다음에 의미를 갖는다.

시험에서는 연결 표시뿐 아니라 실제 자료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야 한다. 같은 대상의 식별과 시각이 유지되는지, 갱신이 멈추면 오래된 정보로 구분하는지, 지원하지 않는 항목이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지를 대조할 수 있다. 여러 링크를 지원한다는 목록과 운용자가 정보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결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육상 시험실에서 두 정보체계의 항적 표시를 대조하는 운용자와 엔지니어

짧은 생각
해군 정보통신의 관점에서 링크 비교표는 장비 선택의 출발점이다. 실제로는 누가 가진 정보를 누구에게 어떤 상태로 전달할지가 더 오래 남는 질문이다. 새 링크를 연결한 뒤에도 정보의 시각과 출처, 처리 범위를 확인할 수 있어야 연결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한국군의 딜레마가 생기게 되었다. 한국군은 Link-K(JTDLS, Joint Tactical Data Link System)라는 한국형 전술데이터링크를 독자 개발하였고  각군의 플랫폼별로 양산 및 체계통합단계에 있으나 실무에서는 Link-K보다는 연합작전체계를, 미군은 한국군의 독자체계보다는 미군 주도의 체계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봐라. 한국과 미군중에 누가 가진 정보가 더 많을까? 정보를 적게 가진 쪽이 많이 가진 쪽에 기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건 한미간에도 마찬가지고, 한국군내에서도 마찬가지고, 각 군내에서도 마찬가지다. 

Link 11·16·22의 차이는 번호를 따라 외우기보다 전송 차례, 무선 경로와 정보체계 통합이라는 세 질문으로 읽는 편이 도움이 된다. Link 22가 Link 11을 대체하고 Link 16을 보완한다는 설계 방향도 그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전송 차례와 링크의 역할을 살펴보았으니 신호 자체와 정보 보호를 구분할 차례다. 다음 편에서는 데이터를 전파에 싣는 변조, 오류를 다루는 부호화, 내용을 보호하는 암호화가 각각 무엇을 맡는지 독립된 주제로 살펴본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