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현재,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해양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도시화,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미비,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 등으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심각한 해양오염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지역에서는 정부, 민간 기업, NGO가 협력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응책을 실천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선도적인 국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남아 해양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 사례를 살펴보고, NGO의 현장 중심 활동과 그 성과까지 조명해보겠습니다.

1. 인도네시아: 아시아 최대 해양쓰레기 배출국의 대전환
인도네시아는 오랫동안 해양플라스틱 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돼 왔습니다. 유네스코와 세계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해양플라스틱 배출량이 많은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정책과 국제 협력을 추진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이니셔티브가 바로 “National Plan of Action on Marine Debris (2020–2025)”입니다. 이 계획은 2025년까지 해양플라스틱 폐기물의 70%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NGO 등이 협력하여 추진 중입니다. 이 정책은 네 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프라 강화, 행동 변화 촉진, 연구 및 개발, 법·제도 개선입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기술 기반 수거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자카르타 주변 해안 지역에서는 드론과 AI를 활용한 해양 쓰레기 감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자율운항 수거보트가 시범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Gringgo Indonesia Foundation’과 같은 현지 NGO는 모바일 앱을 통해 주민들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포인트를 적립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지역사회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는 문제 해결의 책임을 정부만이 아닌, 시민 전체로 확대시키며 다층적인 해결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국제 기구들과의 협력도 활발하며, 일본,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말레이시아: 지역 기반 솔루션과 기업의 ESG 역할 확대
말레이시아는 해양플라스틱 문제에 있어 비교적 조용하지만 체계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국가입니다. 특히 지역 자치단체 중심의 정화 활동과 민간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이 눈에 띄는 점입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Malaysia’s Roadmap Towards Zero Single-Use Plastics 2018–2030’을 통해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을 국가 비전으로 삼고 있으며, 플라스틱 사용 감축, 재활용 인프라 강화, 대체 소재 개발에 정책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해양 청소 측면에서는, 페낭, 말라카, 코타키나발루 등 주요 해안 도시에서 로컬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해양 정화 활동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민간 기업의 참여 확대입니다. 말레이시아의 대형 리테일 기업과 해양 운송업체들은 자율적으로 ESG 전략에 기반한 해양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는 자체 청소 선박과 수거 장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Nestlé Malaysia와 같은 다국적 기업도 ‘Plastic Neutrality’ 캠페인을 통해 자사의 플라스틱 소비만큼 수거 및 재활용을 실행하며, 지역 NGO와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과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도 활발합니다. 말레이시아 해양청(Marine Department of Malaysia)은 청소년 대상 해양 환경 워크숍과 생태계 교육을 강화하여, 장기적인 환경 보호 인식 제고를 추진 중입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는 정책, 기업, 시민이 함께하는 다층적 구조로 플라스틱 문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3. 국제 NGO의 참여와 협력: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동남아시아의 해양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있어 NGO의 역할은 단순한 보조적 지원을 넘어, 때로는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 NGO들은 기술, 자금,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부나 지역 커뮤니티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Ocean Conservancy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지역 NGO 및 정부와 협력하여 해안 청소 활동을 넘어, 폐기물 처리 체계 개선, 해양 플라스틱 데이터 수집, 주민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입니다. 또한, 해양 쓰레기 발생 원인을 추적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과학적 조사도 함께 병행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 NGO인 Project STOP은 Borealis(오스트리아 화학회사)와 협력하여 인도네시아 어촌 마을에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로 유명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에 쓰레기 처리 시설이 없던 지역에 분리 수거와 재활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내며, 단순 수거가 아닌 ‘지속 가능한 순환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The Circulate Initiative, Plastic Bank, Greenpeace Southeast Asia 등 다양한 단체가 동남아 현장에서 활동하며, 사회적 기업 및 커뮤니티와 연계된 모델을 통해 해양쓰레기 문제를 지역화하고, 각국의 정책과 실천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있습니다.
국제 NGO의 강점은 장기적인 비전과 실행력을 동시에 가진다는 데 있습니다. 지역 사회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기술 이전과 인프라 구축을 통한 실질적 변화 유도가 이들의 주요 전략입니다.
결론: 동남아, 위기의 바다에서 해답을 찾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해양플라스틱 오염 지역 중 하나이지만, 동시에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기도 합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정책, 기술, 시민 참여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해양 쓰레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국제 NGO들은 이러한 흐름에 실질적인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기술’만도, ‘정책’만도 아닙니다. 그것은 현장의 목소리, 지역의 특성, 그리고 글로벌 협력의 균형 속에서 진정한 해결책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동남아의 사례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작은 해안 마을에서, 또 대도시의 해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활동 하나하나가 미래 세대를 위한 더 깨끗한 바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