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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 vs 민간기업 해양수거 전략 비교

by 해양환경보호 2026. 1. 22.

해양 쓰레기 문제는 어느새 전 세계가 공동으로 떠안은 과제가 되었습니다. 바다에 쌓여가는 플라스틱, 산업 폐기물, 낚시 그물, 미세 플라스틱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식량, 건강, 기후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합 위기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범지구적이고 장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반드시 ‘책임’이 분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질문 앞에서 종종 멈칩니다. "해양 쓰레기를 수거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정부일까요? 아니면 기술을 가진 기업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이 질문을 중심에 두고, 각국 정부와 민간기업의 해양수거 전략을 ‘책임의 주체’라는 관점에서 비교해봅니다.

각국 정부 vs 민간기업 해양수거 전략각국 정부 vs 민간기업 해양수거 전략

1. 정부는 책임자인가, 조정자인가?

많은 사람들은 해양 쓰레기를 국가의 책임으로 여깁니다. 바다는 공공재이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가 이를 관리하고 수거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각국 정부는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관련 예산을 편성합니다. 예컨대 유럽연합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플라스틱세를 도입하며, 해양전략프레임워크 지침(MSFD)을 통해 회원국의 오염도 관리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한국도 해양수산부 주도로 ‘해양폐기물 종합계획’을 운영하고, 해양환경공단과 지방자치단체가 연안 정화 활동을 수행합니다. 이처럼 정부는 해양 쓰레기에 대한 관리 책임을 ‘정책과 예산’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인력 중심의 수거 방식, 기술 도입의 지연, 규제보다 캠페인 중심의 대응 등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즉, 정부는 규범적 책임은 크지만, 실행에 있어서는 조정자의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민간기업은 책임자인가, 참여자인가?

반대로 민간기업은 법적 책임보다는 자발적 참여로 해양 수거 활동에 뛰어듭니다. 이들은 ‘해양 쓰레기는 우리가 만든 것이므로,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The Ocean Cleanup’은 정부의 예산 없이 크라우드 펀딩과 민간 투자만으로 태평양 쓰레기 지대 수거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AI를 활용한 탐지 기술, 자율운항 수거선박, 강 유입 차단 장치까지, 실행력과 기술력에서 민간의 강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유통, 식품, 석유화학 기업들도 플라스틱 회수 캠페인, 친환경 포장재 개발, 해양 수거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본의 도요타, 미국의 스타트업 Clearbot, 네덜란드의 RanMarine 같은 기업들이 그 예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은 ‘선택적’이며, 시장 논리에 따라 좌우됩니다. 수익성이 낮거나 마케팅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이 한계입니다. 즉, 민간은 실제 실행력은 뛰어나지만, ‘지속 가능한 책임 주체’로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3. 공동 책임 모델: 이제는 책임을 나누는 구조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구조는 ‘정부가 해야 할 일’과 ‘기업이 할 수 있는 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해양 쓰레기 문제는 너무 크고 복잡해,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공동 책임 모델’로 전환해야 합니다. 각자가 일부를 맡는 구조가 아니라, 함께 계획을 세우고, 데이터를 공유하며, 실행까지 협력하는 구조 말입니다.

이러한 모델은 이미 일부 국가에서 실현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정부가 항만 쓰레기 수거 장비를 민간기업과 공동 개발하고, 그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는 ‘3자 협업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민간이 운영하는 로봇 수거 장비의 데이터를 국가가 통합 관리하며, ESG 연계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책임은 이제 누가 더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협력하느냐의 문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정부는 시스템을 만들고, 기업은 기술을 제공하며, 시민은 참여를 통해 감시와 실천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해양 쓰레기 문제를 ‘정책 vs 기술’이 아닌, ‘공동의 책임’으로 풀어가는 길입니다.

결론: 책임의 주체는 하나가 아닌, 모두다

해양 쓰레기 수거는 누군가의 몫이 아니라, 모두가 나누어야 할 몫입니다. 정부는 제도와 거버넌스를 설계하는 책임, 민간은 기술과 실행을 감당하는 책임, 시민은 소비 습관과 참여를 통해 기여하는 책임을 지닙니다. 어느 하나만 강조하면 균형이 무너지고, 책임도 흐려집니다.

우리가 정말 바다를 지키고 싶다면, 누가 더 책임져야 하는가를 따지기 전에, '어떻게 함께 책임질 것인가'를 먼저 질문해야 할 것입니다. 해양 쓰레기 문제는 바로 그 질문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